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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탈 때 - 한용운 달 아래에서 거문고를 타기는 근심을 잊을까 함이러니 처음 곡조가 끝나기 전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밤은 바다가 되고 거문고 줄은 무지개가 됩니다. 거문고 소리가 높았다가 가늘고 가늘다가 높을 때에 당신은 거문고 줄에서 그네를 뜁니다 마지막 소리가 바람을 따라서 느티나무 그늘로 사라질 때 당신은 나를 힘없이 보면서 아득한 눈을 감습니다 아아 당신은 사라지는 거문고 소리를 따라서 아득한 눈을 감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와우. 맙소사. '님의 침묵'은 시집에 실린 시 대부분이 '님' 타령이라(한용운님 죄송합니다ㅠㅠ) 읽는 내내 시큰둥했었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밤은 바다가 되고 거문고 줄은 무지개가 됩니다' 라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 일이야 누군들 겪어보지 않았겠느냐마는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다..
스즈키의 바흐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J.S.Bach : Brandenburg Concertos Bach Collegium JapanMasaaki Suzuki (cond.) BIS 클래식을 듣다 보면 좋아하는 곡이 생겨 그 곡의 여러 연주를 찾아 듣게 되는 일이 흔하다. 그나마 난 매사에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이라 비교적 한 곡의 여러 연주를 찾아 듣는 일이 적은 편이지만, 표현 그대로 '비교적'일 뿐이지 나 또한 보다 다양한 연주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곡이 여럿 있다. 1년에 하나씩 장만하겠다고 다짐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이나, 현재 가장 여러 종류의 연주로 보유하고 있는 쇼팽의 발라드나, 근래에 쳄발로 연주로 하나 새로 장만해야겠다고 느끼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나... 지금 언급한 곡들은 여러 연주를 갈망하게 한 가장..
브론프만과 진먼의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번 L.V.Beethoven :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73 [Emperor] Yefim Bronfman (piano) Tonhalle Orchestra ZurichDavid Zinman (cond.) Arte Nova 다음 주에 있을 김선욱, 정명훈, 서울시향의 공연 예습을 위해 위 음반을 꺼내 듣고 있다. 공연 예습을 할 때는 공연에서 예상되는 연주와 최대한 흡사한 연주를 찾아 듣는 편인데 오늘만은 예외다. 베피협 5번은 내가 위의 음반을 워낙 아껴 어지간하면 다른 음반을 꺼내 듣지 않는 곡이니까 말이다. 황제야 클덕이라면 누구나 물릴 정도로 듣는 곡이고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황제'라는 거창한 부제가 있어 유명한 곡이지 그렇게 압도적으로 뛰어난 곡..
지름 계획 난 심심할 때마다 알라딘에서 5만원 맞추기 놀이를 하곤 한다. 알라딘에서 5만원 이상 지르면 2000원의 추가 마일리지를 주는데 그걸 노리느라 항상 지름을 5만원 단위로 맞추기 때문. 금방도 할 일이 없어 5만원 단위 지름 계획을 2개 세웠는데 까먹기 전에 적어둬야겠다. 하이든 천지창조 헹엘브로크 13700ECM반 중 하나 19900 (아마 Tomasz Stanko?)파가니니 바협1+2 바라티 16700총 50300원 로시니 이발사 매리너 17700쇤베르크 래틀 신반 17900찰스 밍거스 Mingus ah um 14500총 50100원 2000원 추가 마일리지를 위한 인간의 집념이란 대단하구나... 나의 알라딘 지름은 매번 50000원~50500원 안에서 해결되니까. 이쯤 되면 5만원 턱걸이로 맞추기의 ..
품절이라니.... 작년에 '1년에 1개씩 베교 전집을 사겠다'는 다짐을 했었고 '2013년에는 얀손스 전집을 사리라' 계획하고 있었다. 72800원이라 약간은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쿠폰을 적용하면 67300원에 지를 수 있던 거였고. 현재 알라딘에 마일리지로 57000원 정도가 있어서 알라딘에서 2번 쯤 더 질러주면 마일리지가 67300원 정도 되리라 생각했었고. 하지만 금방 보니 얀손스의 베교 전집 품절... 이걸 위해 작년부터 마일리지 안 쓰고 차곡차곡 모아뒀거늘 이게 무슨... 물론 며칠 지나 다시 입고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품절 된 꼴을 보니 순간 울컥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실 며칠 전 새벽에 유튜브를 기웃거리다 우연히 들은 이메르세일의 베토벤이 엄~청 좋아 이메르세일을 지를까 잠깐 고민도 해봤는데 ..
프로세다와 샤이의 멘델스존 - 피아노 협주곡 3번 F.Mendelssohn : Piano Concerto No.3 in E minor Roberto Prosseda (piano) GewqndhausorchesterRiccardo Chailly (cond.) Decca 저는 잊혀진 곡이나 작곡가, 혹은 현대음악을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하는 것이 프로 음악가의 필수적인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이 위대하다 해도 언제까지고 그들의 음악만을 들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들만큼 위대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름의 가치를 지닌 작곡가, 아니면 부당하게 현대에 와서 잊혀진 곡들, 또는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현대음악을 소개해 클래식 음악 감상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클래식은 그저 죽어버린 음악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런..
원치 않은 혁명, 1848 원치 않은 혁명 1848저자볼프강 J. 몸젠 지음출판사푸른역사 | 2006-12-29 출간카테고리역사/문화책소개1830년부터 1849년까지 유럽의 혁명운동 1848년 혁명을... 선거결과는 사실상 농민, 소부르주아지, 일부 노동자들로 구성된 광범위한 대중이 2월 혁명을 이끌었던 이제까지의 정치계급에 대해 보여준 불신임투표였다. 최초의 프랑스 혁명을 종식시키고 동시에 나라를 유럽의 빛나는 강대국으로 만들었던 위대한 나폴레옹의 신화가 합리적인 정치적 논증에 대한 나라 안의 요구, 즉 파리에서 계속해서 일어나는 혁명노선변경에 피로를 느낀 나머지 다시 안정과 질서를 희구하던 목소리보다 훨씬 더 강력했음이 입증되었다. 보통 선거권이 꼭 좌파적인 정치적 다수를 수반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는 초보수적인 결과..
요즘 느낀 것들 1.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볼 때마다 '어쩜 저렇게 글을 예쁘게 꾸몄지' 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그냥 내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꾸미기조차 몰랐던 거였다. 오늘에서야 티스토리 글쓰기 기본 툴에 각주, 구분선, 더보기, 인용구, 글상자, 링크 등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다니. 이건 무슨 바보도 아니고;; 2. 지금까지 블로그에 쓰는 글을 어떤 내용으로 할까 많이 고민했는데 새벽에 잠이 안 와 뒤척이다 '그냥 편하게 쓰자'는 뻔한 다짐을 다시 했다. 그냥 내가 느끼는 바를 편하게 쓰면 되는 건데 괜히 있어 보이게 쓰려고 어렵게 굴다 보니 편하게 글을 쓰지 못했었다. 편하게, 소소한 나의 이야기를 쓰면 되는 것을. 3.국내에선 클래식을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이 적어 적잖이 슬프기는 하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