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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끝 1.비천한 죄수생인지라 보다 싼 방으로 이사를 갔다. 좁아... 옥탑방이고 햇볕도 안 들고 추워 죽겠고 좁고 건물에 정수기도 없고 우울하지만...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면 각종 소음에서 벗어난다는 점과 음악을 마음껏 크게 들을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예전에는 옆방이나 윗방에 들릴까 무서워 볼륨을 작게 해서 들었는데, 말러나 쇼스타코비치 같은 걸 들을 때면 느린 악장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불상사가 생겼었지ㅠ 지금은 새벽 1시가 지났는데도 아바도의 베르크 음반을 볼륨 짱짱하게 듣고 앉았으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2.이제 같이 스쿼시를 칠 사람이 없어졌다. 같이 치던 동기는 이제 독일로 교환학생 갈 준비를 하러 내려갈 테고, 석사논문을 쓰러 잠..
브렌델의 하이든 - 피아노 소나타 J.Haydn : 11 Piano Sonatas Alfred Brendel Philips 명성에 비해 유독 인기가 없는 작곡가는 아무래도 두 H씨, 그러니까 헨델과 하이든이 아닐까 싶다. 각자 바로크 시대와 고전파를 대표하는 거목이지만 하필 비교 대상이 바흐와 모차르트라서 그런 걸까? 클래식을 듣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름조차 모를 말러나 브루크너가 클래식 애호가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것을 떠올려볼 때, 정작 그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는 헨델과 하이든이 클래식 애호가에게 외면받는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지간한 클덕이 아니고서야 즐겨듣는 헨델과 하이든의 곡이 몇이나 될까? 헨델은 메시아, 왕궁의 불꽃놀이, 수상음악 정도에서 끝날 테고 하이든은 첼로 협주곡과 천지창조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다...
Eric Dolphy - Out To Lunch 블로그에 쓰는 첫 재즈 음반이 요놈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정말이지 요놈은 들을 때마다 모종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앨범이다. 20세기 초에 발원한 재즈가 1960년대에 벌써 이런 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잠깐 클래식 쪽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난 진정한 '현대음악의 개념'이 베베른에서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100년 전의 베베른이 어떻게 현대음악이냐고 따지는 난감한 짓은 부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분명 '현대음악'이 아니라 '현대음악의 개념'이라고 규정했다.) 쇤베르크가 12음 기법으로 기존의 화성체계를 뒤집었다면 베베른은 거기서 더 나아가 당시 무한히 발산해나가던 음악을 파편화시켰다. 베베른의 곡 중에는 황당할 정도로 짤막한 곡들이 자주 보..
플레트네프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 도착! 충격과 공포의 플레트네프 베토벤 교향곡 전집 도착. 때마침 고클 신품장터에서 요놈을 10% 할인해서 팔기에 배송비까지 해서 42100원에 구매 완료. 얀손스의 전집에 관심이 점점 떨어져 가는 와중에 노링턴 신전집, 매케라스 신전집, 이메르세일 같이 최우선 순위에 있던 전집들은 재고가 없고... 이런저런 상황이 엇물려 지른 플레트네프의 전집. 들으면서 얼마나 나를 낄낄거리게 만들런지 무척 기대된다.
쉬프의 바흐 평균율 신반(ECM) 내지 번역 J.S.Bach : The Well-Tempered Clavier Andras Schiff ECM 새벽에 할 일이 없어 쉬프의 평균율 신반에 실린 쉬프 본인의 글을 번역해봤다. 근데 나의 번역 수준이 너무 떨어져 내 번역을 올리지는 못하겠고 내 번역을 검토해준 영문과 선배님의 번역을 올리기로 결정. 원문을 보낼 때 내가 만든 오타 때문에 잘못 번역된 부분을 수정했고 임의로 글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손 본 부분이 가끔 있음을 알린다. 역주는 하나를 제외하고는 내가 직접 단 거고. 이 자리를 빌어 영문과 민oo 선배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Senza pedale ma con tanti colori페달의 사용 없이, 그러나 다양한 색깔로 바흐를 연주하는 데에 피아니스트들은 여러 근본적인 질문들..
간만에 지름 인증 아오 이게 얼마만의 지름인지!이번 주에 받아 듣는 놈들 5장이다. 1. 코다이 사중주단의 하이든 현악사중주 op.33-1, 2, 5 심심할 때마다 1장씩 사서 들어주면 좋은 하이든의 현악사중주...라지만 몇 년 전에 2장 사서 듣고 안 들은 지가 한참 지났구나. 고로 이번이 3번째 음반. 코다이 사중주단의 하이든 현사는 낱장으로 여럿 구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부제가 많이 붙은 요놈을 질러줬다. 별거 아니라고 해도 부제가 붙은 애들이 기억하기 쉬우니까...? 2. 타로의 미요 피아노 곡들 난 미요가 데이브 브루벡의 스승이었다는 걸로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나중에 나의 애청반 중 하나인 파후드의 Paris 앨범에 미요의 곡이 실려 그때야 처음 미요의 곡을 들을 수 있었고. 그런데 솔직히 그 곡은 지금 하나..
올해도 서울에 머물게 되면서 1.블로그질에 약간 차질이 생겨버렸다. 난 감상문을 쓰는 경우 간단하게 음반의 내지를 읽어주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서울에 살게 되면서 음반의 내지를 볼 수 없게 되어버린 것. 저번 주에 감상문을 쓸만한 클래식 음반들을 추려보니 90여장 정도가 나왔는데 이것들을 전부 서울로 가져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본가에 갈 일이 생기면 내지만 쏙쏙 빼서 가져올까 생각도 했는데 뭔가 좀 멍청한 짓인 느낌이고. 이래저래 난감하네. 본격적으로 재수 시작이라 음악은 종일 들을 수 있는데 글을 쓸 시간이 얼마나 날지 모르겠다. 책도 못 읽고 영화도 못 보는 끔찍한 생활을 다시 해야만 하다니...ㅠㅠ 2.스쿼시 수업을 듣고 화정에서 혼자 벽치기만 하다 사람이랑 해보니 정말 재밌더라.
블로그질 중간 감상 1.나름 열심히 뒤져보기는 했는데 제대로 운영되는 클래식 관련 블로그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느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음원만 달랑 올라와 있거나, 네이버에서 곡 설명을 복사하기 붙여 넣기 한 재미없는 블로그가 대다수. 내가 관심 있는 것은 곡에 대한 설명보다도 그걸 들은 사람의 감상이라고요... 개인의 감상을 위주로 적은 블로그가 있어도 지금까지 활동하는 블로그는 거의 없어... 마음이 아프다. 2.나도 음악 관련 포스팅에다 한 악장이라도 음악을 올려볼까 했는데 10메가 제한이 은근히 귀찮더라. 음질을 낮추던가 파일을 짜르던가 해야 한다는 소린데 심각하게 귀찮잖아. 그래도 글만 있고 음악이 없으니까 허전하단 말이지... 어쩌지... 시도는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