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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그간 좋게 들은 음반들 - 3

 좋게 들은 음반들 마지막 편.

 

[Kyle Eastwood / Cinematic]

 

 이스트우드라는 이름에 설마 했더니 바로 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더라. 미친 퀄리티의 Skyfall을 듣고 이 음반을 지나칠 수 없었는데, 영화 그랜 토리노의 주제곡도 이 양반 곡이었다니. 영화팬이라면 익숙할만한 곡도 많아 듣는 재미가 쏠쏠하리라 장담한다. 

 

[P.Hindemith / Eric Le Sage, Les Vents Francais / Wind Sonatas / Warner]

 

 옛날부터 우기던 바지만, 오페라 덕후들은 들을 거 없으면 야나체크랑 브리튼으로 갈 테고 현음 못 듣는 클덕은 힌데미트를 파게 될 거다. 피아노 독식인 클래식에 힌데미트 같은 작곡가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다양한 악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소중한 음반.

 

[E.Elgar / Paul Watkins, Sir Andrew Davis, BBC Philharmonic / Cello Concerto / Chandos]

 

 샨도스 레이블에서 영국인 첼리스트가 영국인 지휘자와 영국 오케스트라와 엘가 첼협을 녹음했다네? 듣기만 해도 현기증 나고 영국 버블이 아닌가 싶죠? 네 그래도 가끔은 영국인이 해낼 때가 있습니다! 케라스 이후 이렇게 마음에 드는 첼리스트는 처음이었다. 아니 근데 왜 멘첼소 음반은 아이튠즈에 없냐고!!

 

[L.V.Beethoven / Richard Goode / The Complete Sonatas / Nonesuch]

 

 명불허전. 닳고 닳도록 많이 들은 곡을 강렬한 해석 없이도 집중해서 듣게 하는 연주. 이제 누가 베피소 전집 추천해달라고 하면 구드를 1순위로 올릴 테다. 

 

[Dark Tranquillity / Moment]

 

 닼트랭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Damage Done이랑 Fiction 음반을 가지고 있지만 나쁘지 않다 정도였고. 근데 드디어! 나도 닼트랭 뽐이 왔다! 거진 30년 가까이 한우물만 파는 위대한 밴드를 나도 이제는 진심으로 좋아한다 말할 수 있게 됐다. Atoma도 빨리 들어봐야지.

 

[아이유 / Palette]

 

 아이튠즈에도 드디어 아이유가! 이걸 시작으로 아이유 음반을 4개 연속으로 들었다. Real, 꽃갈피, Love Poem까지. 4개 중에서 난 이게 제일 좋더라. 곡에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이제야 들어 죄송합니다.

 

[Chapel of Disease / ...And as We Have Seen the Storm, We Have Embraced the Eye]

 

 Donald Byrd의 A New Perspective 이후 이거만큼 신선한 음반은 없었다. 데스메탈 보컬을 덧씌운 하드락? 이런 황당한 설명 그 자체인 음반이었다. 지징이 아닌 또동 거리는 기타 솔로를 들었을 때의 헛웃음과 그 헛웃음을 덮는 작곡 실력에 감탄만 해야 했던 음반. 이러니까 새로운 음악 찾아 듣기를 멈출 수 없다니까.

 

[Al Di Meola, John McLaughlin, Paco de Lucia /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

 

 워낙 유명한 음반이지만 기타 트리오라는 편성에 의구심이 들어 계속 미루기만 했던 음반. 이것 역시 이제야 들어 죄송합니다.

 

[Bill Evans / The Paris Concert, Edition 1]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계기가 된, 빌 에반스 최만년의 기록이다. 빌 에반스 트리오 하면 항상 라파로가 나오고 라파로의 이른 죽음 얘기가 나오고 그 시절 녹음한 음반들 얘기만 다시 나오고 또 나오고 계속 나오는 그런 상황이 이상하지 않은가? 라파로 사후에도 빌 에반스의 활동은 계속됐는데.

 

 여기에 피아노 드럼 베이스의 절묘한 조화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듣다 보면 빌 에반스의 눈부신 피아노에 눈이 멀어 드럼과 베이스는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 라이브만큼 한 연주자의 존재감이 주위를 압도하는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 눈이 멀고 귀가 먹어도 피아노 소리의 잔향을 갈구하게 하는 빌 에반스의 연주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