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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그간 좋게 들은 음반들 - 2

2편으로 간다!

 

[C.Ives / Michael Tilson Thomas, San Francisco Symphony / Symphonies Nos. 3 & 4 / SFS Media]

 

 이걸 듣고서야 아이브즈에 호감이 생겼다. 내가 아이브즈를 어려워했던 건 처음 들었던 아이브즈 곡이 하필 바이올린 소나타였기 때문이다! 오네게르 교향곡 4번도 그렇고 이런 교향곡스럽지 않은 교향곡이 은근히 매력 있다. 같이 실린 합창곡들도 미국 분위기 팍팍 나서 재밌고. 다른 교향곡들은 언제 들어보지.

 

[Carla Bley, Andy Sheppard, Steve Swallow / Life Goes On]

 

 듣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정도면 클래식 실내악과 비견할만하지 않나?'. 음악을 들으며 극히 드물게 그 격에 감탄하는 경우가 있다. 나에겐 이 음반이 바로 그랬다.

 

[D.Shostakovich / Vladimir Jurowski, Russian National Orchestra / Symphonies Nos. 1 & 6 / Pentatone]

 

 별 생각없이 시작한 쇼스타코비치 음반 듣기의 시작을 끊은 음반. 이거 말고도 번스타인의 소니 5 9번, 아빠 예르비의 7번도 추천하고 싶고.

 

 한편 믿고 듣는 유로프스키의 시작을 끊은 음반이기도 하다. 이거 이후로 유로프스키에 꽂혀 차교 전집, 대지의 노래, 프5까지 쭉 달렸다. 차교까지는 만족했는데, 대지의 노래랑 프5가 밍밍해서 멈췄고. 그래도 유로프스키는 옛날부터 쭉 호감이긴 하다.

 

[Branford Marsalis Quartet / The Secret Between the Shadow and the Soul]

 

 어느 블로그에선가 '이 조합은 이제 더이상 보여줄 것이 없어 보인다'는 평에 꽂혀 들은 음반. 더 보여줄 것이 있나 없나는 재즈 초보인 난 모르겠고 그냥 곡이 참 좋다는 건 알겠더라. 이 음반을 듣고 브랜포드 마살리스에 관심이 가 뒤져보다 콜트레인의 A Love Supreme을 연주한 것이 있어 들어봤는데, 그건 그냥 그렇더라. 그래도 여전히 브랜포드의 다른 음반을 들어보고는 싶다.

 

[Chick Corea, Christian McBride, Brian Blade / Trilogy 2]

 

 또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와 브라이언 블레이드다. 피아노가 멜다우가 아닌 칙 코리아고. 익숙한 스탠더드나 칙 코리아 본인의 곡들도 많아 즐겁고 연주도 끝장나서 즐겁고. 다음 글에 나올 어떤 음반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즐겨 들었던 피아노 트리오 음반이다. 재즈 피아노 트리오는 현사 급으로 미친 편성이라니까.

 

[G.Mahler / Giuseppe Sinopoli, Philharmonia Orchestra / Symphony No.8 / DG]

 

 쇼스타코비치 듣기 이후 시작한 말러 듣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음반. 하이팅크와 BRSO의 3번도 올릴까 하다 이것만 올리기로 했다.

 

 솔티도 샤이도 번스타인도 슈텐츠도 8번으로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는데, 시노폴리가 이걸 해냅니다. 1부야 떼창 뽕맛이라도 있지 2부는 영 길고 지루하기만 했던 것을 시노폴리가 해냅니다! 10년 넘게 지루하게만 생각한 곡을 뚫어주는 연주가 있어 클래식을 못 끊는 것 같다. 처음에 말한 하이팅크 3번도 그런 류였지만, 이 연주의 충격이 더 컸다.

 

[R.Wagner / Karl Bohm, Orchester der Bayreuther Festspiele / Tristan und Isolde / DG]

 

 고백합니다. 저는 첫 트리스탄으로 파파노와 도밍고의 음반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들은 트리스탄이 이겁니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만 줄입니다.

 

[유키카 / 서울여자]

 

 그간 들은 한국 대중음악 음반 중 가장 마음에 든 것을 고르자면 바로 요놈이다. 저번에 얘기한 The Weekend의 Blinding Lights 다음으로 많이 들은 곡들이 이 음반의 '좋아하고 있어요' 어쿠스틱일 것 같은데. 서울여자, 그늘, NEON 1989까지 좋은 곡이 참 많다. 요즘도 생각날 때마다 듣고 있으니 뭐.

 

[E.Chausson, S.Prokofiev, E.Rautavaara / Hilary Hahn, Mikko Franck,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 Paris / DG]

 

 한때 힐러리한을 찬양하고 다니다 차바협에서 빠심이 확 가셨었다. 그렇게 힐러리한을 잊고 지냈는데 주위에서 이 음반 평이 좋아 나도 덩달아 듣게 됐다. 그래, 이게 힐러리한을 듣는 이유지. 시편이나 프바협이나 익숙한 곡들이지만, 힐러리한 특유의 곡을 정제해 밀도를 높인 듯한 분위기와 더없이 어울리더라. 이걸 듣고 빠심이 다시 살아나 바바협이랑 모바소 음반까지 들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