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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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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투넨과 살로넨의 뒤티외 첼로 협주곡 H.Dutilleux : Cello Concerto [Tout un monde lointain...] Anssi Karttunen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Esa-Pekka Salonen DG 솔직히 난 첼로 협주곡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이든 첼협 정도나 예외지 드보르작, 엘가, 차콥의 로코코, 프로콮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등등 유명한 곡들을 들어도 그냥저냥... 그러다 뒤티외, 카터의 첼협을 듣고서야 첼협의 매력에 눈을 떴다. 여전히 드첼협, 엘첼협 등등은 잘 안 들어도 첼협 자체를 피하는 건 아니니 뒤티외와 카터가 고마울 따름. 요즘 '듣는' 카테고리에 글을 쓰면서 간단하게 위키피디아에 있는 곡 정보를 참조한다. 저번의 코플랜드 클협이나 이번 뒤첼협이나 인..
쉬프의 야나체크 피아노 소나타 Leoš Janáček : Piano Sonata 1.X.1905 András Schiff ECM 이 음반을 들을 때면 항상 야나체크의 피아노곡은 비교할 작곡가가 없는, 야나체크만의 고유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생각을 한다. 후기 스크리아빈과 더불어 자기 색이 가장 뚜렷한 작곡가라는 느낌. 대체제가 없다. 야나체크를 듣고 싶으면 야나체크를 듣는 수밖에. 야나체크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 '상실'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억눌린 슬픔과 미묘한 덧없음의 혼재. 이런 추상적인 말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정말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아, 같은 체코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야나체크 피아노곡을 들으면 밀란 쿤데라의 소설이 떠오른다는 것도? 현사나 관현악곡을 들을 때는 그런 느낌이 없는데, 유독 피아노 독주곡만 들으..
17년 10월 2차 음반 지름 잡지 하나 사려다 배송비 내기 싫어 음반을 하나 같이 주문했다. [C.Orff / Simon Rattle, Berliner Philharmoniker / Carmina Burana / Warner] 래틀의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그냥 요훔 음반 하나만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곡인데, 요 연주를 들어보니 음반을 사지 않을 수가 없더라. 들어보면 ㄱㅋ 200자평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모든 녹음 가운데 가장 '휘발성'이 강한 연주. 래틀은 묵직한 무게감에서 나오는 박력을 과감히 포기하고 가볍고 날렵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특히 초반 몇 곡의 속도감은 어이가 없을 정도. 경박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재치가 넘치며 색채감도 화려하다. 독창은 평이한 수준이나 합창은 민첩한 발성으로 흥을 돋운다. 텍스트에 내재하..
리히터와 클라이버의 드보르작 피아노협주곡 A.Dvořák : Piano Concerto in G minor, op.33 Sviatoslav Richter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Carlos Kleiber EMI 리히터와 클라이버의 드보르작 피아노협주곡. 어제 올린 바비롤리의 시벨리우스 2번처럼 이 음반 역시 처음 들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감상실에서 할 일도 없어 음반인아 쭉 보다가 '어, 드보르작이 피아노협주곡도 있었네?'하며 음반을 꺼내고, '어, 리히터에 클라이버잖아?'하고 놀라고, 음악을 듣다가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하고 다시 놀라고. 엄청 추운 날이어서 손에다 후후 입김을 불어가며 멍하니 1악장을 들었었지. 그리고 집에 가 바로 음반을 주문했고. 난 나름 훌륭한 곡이라고 생..
바비롤리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J.Sibelius : Symphony No.2 in D major, op.43 The Royal PhilharonicSir John Barbirolli Chesky 바비롤리와 로얄필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뵘, 빈필의 브루크너 4번과 함께 교향곡의 매력에 빠지게 한 음반이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좁았던 첫 자취방, 시벨리우스와 괜히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음반 표지, 늦겨울의 쌀쌀한 날씨, 그리고 3악장에서 4악장으로 넘어가던 순간의 벅찬 감동이. 나름 뜻깊은 음반이어도 철이 지나니 안 듣게 되더라. 내 취향이 급속도로 깔끔, 냉정한 쪽으로 기울어진 탓도 있을 테고 클래식을 막 듣기 시작했을 때는 미친 듯이 새로운 곡을 찾아 헤맸기에 자연스레 잊혔을 수도 있겠다. 오라모, 세게르스탐, 콜린 데이비스의..
17년 10월 1차 음반 지름 알라딘에서 온 음반들. [L.V.Beethoven / Karl Böhm, Staatskapelle Dresden / Fidelio / DG] 뵘의 피델리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를 어디 한번 들어봅시다. 뵘의 베교라면 전혀 듣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오페라라면 다르지 않겠어? 제임스 킹, 테오 아담, 귀네스 존스, 페터 슈라이어, 에디트 마티스 등 성악진도 호화롭고. 난 '올리브 산의 그리스도' 같은 곡도 좋게 듣는 사람이라 피덷리오도 재밌게 들을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Moulin Rouge O.S.T.] 영화 물랑루즈의 사운드트랙 음반이다. 어렸을 때 이 영화의 니콜 키드먼을 보고 넋이 나가 헬렐레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네. 이완 맥그리거의 Your Song 말고는 딱히 기억나는 곡이 없긴 한데..
보로딘 트리오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트리오 S.Rachmaninov : The "Elegiac" Piano Trios Borodin Trios Chandos 가끔, 아니 사실은 시험 기간만 되면 공부하기가 싫어 ㅋㄱ에다가 글을 하나씩 쓰곤 했다. 워낙 간단히 쓰는 글이라 굳이 블로그에는 올리지 않았는데, 블로그를 너무 오래 방치한 것 같아 여기에다도 올리기로 했다. "들은" 카테고리에 쓸까 하다가 간단히 쓰는 글과 그래도 나름 길게 쓰는 글을 구분해야겠다 싶어서 "듣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고. 얼마나 꾸준히 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의 목표는 국시 공부하며 하루에 하나 정도는 올리는 것을 목표로. 오늘은 귀찮으니 ㅋㄱ 글 복붙하는 걸로. 보로딘 트리오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트리오 음반. 생각해보니 피아노 트리오를 즐겨 듣지는 않는다. 들으..
17년 9월 2차, 3차 음반 지름 + 블루레이 우선은 알라딘에서 온 음반. 신혼여행 다녀와서야 글을 올린다. [루시드 폴 / 국경의 밤] 잘 모르지만 이름은 아는 루시드 폴의 음반을 질러봤다. 말 그대로 이름만 알지 곡은 하나도 몰라서 쓸 얘기도 없고. [F.Schubert / Krystian Zimerman / Piano Sonatas D 959 & D 960 / DG] 화제의 신보! 치메르만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 21번 음반이다. 이 양반은 이제 독주곡 음반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도 화제가 되네. 물론 녹음한 곡도 곡인지라 안 들어볼 수 없지만. 근데 치메르만이 훌륭한 피아니스트기는 해도 꾸준히 음반 내고 하는 양반이었으면 이 음반은 안 샀을 듯? 괜히 은둔자 마케팅하니까 몇 년 만에 하나 나오면 궁금해서 하나 사게 되고... 어째 상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