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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15년 12월 1차 음반 지름



생일선물로 여자친구에게 받은(이라고 해봤자 다 내가 골랐지만) 음반 3장과 프클에서 뒤늦게 온 타로의 에릭 사티 음반.


[N.Paganini, L.Spohr / Hilary Hahn, Eiji Oue, Swedish Radio Symphony Orchestra / Violin Concertos / DG]


오래간만에 사는 힐러리 한의 음반! 여자친구와 함께 힐러리 한 리사이틀을 보기도 했으니 선물로 받기에 적절한 음반이라 하겠다. 유명한 듯하면서도 별 인기 없는 파가니니의 협주곡 1번은 곡 자체가 귀를 잡아끄는 구석이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듣기에 딱이다. 스포어는 예전에 8중주 하나를 들어봤지만 별 기억이 없고.


지휘에는 에이지 오우에와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이 붙었다. 에이지 오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파가니니 협주곡 음반(바라티)에서도 반주를 맡았는데, 여기서 또 보게 된다. 무슨 파가니니 바협 반주 전문인가?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은 예전 살로넨과 함께 힐러리 한의 시벨리우스, 쇤베르크 협주곡 음반에서 멋진 반주를 보여줘서 기대되고. 참 묘한 조합인 것 같은데, 어찌어찌 잘했을 느낌의 음반이다.


[L.V.Beethoven / 김선욱 / Piano Sonatas Nos.21 & 29 / Accentus]


예전 LG 아트센터에서 김선욱이 베피소 사이클을 돌릴 때, 난 그냥 무시하고 있다가 마지막 30~32번 공연만 갔었다. 아무래도 서울시향과의 황제가 실연에서도 음반에서도 별로였어서 김선욱에 기대를 안 하고 있던 터라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가서 연주를 듣고는 땅을 치고 후회했었다. '이렇게 훌륭한 사이클은 겨우 1번만 보게 되다니' 하며 말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결국 김선욱은 베피소 음반을 들고 나왔다. 블루레이만 열심히 내주던 Accentus에서 음반이 나와 신기하기도 했다. 디자인은 깔끔하지만 내가 안 좋아하는 디지팩이라 마이너스. 녹음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 ECM에서의 쉬프 녹음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그럼 가장 중요한 연주는? 발트슈타인 1악장을 듣자마자 바로 올해의 음반에 뽑아야겠다 생각하게 하더라!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지겹게 들은 발트슈타인을 이렇게 신선하게 연주하다니. 함머클라비어에서의 명쾌함은 어떻고! 내 주변 클덕 누구는 코롤료프가, 다른 누구는 쉬프가 떠오른다고 하더라. 저런 대가들의 이름이 언급됐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김선욱의 연주를 얼마나 좋게 들었는지를 알려주는 거라 생각한다. 


발트슈타인 1악장을 들으며 황급히 김선욱의 다음 녹음 계획을 찾아봤다.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과 프랑크의 '전주곡, 코랄과 푸가'가 있고, 마크 엘더와 할레 오케스트라와의 브피협 전곡 녹음이 있고, 베피소 녹음을 하나 더 할 계획이란다. 어쩜 저렇게 잘할 것만 같은 곡들만 골라 녹음을 하는지. 특히 프랑크! 기다리기가 힘들다. 빨리 나와줬으면. 그리고 꾸준히 음반 녹음을 해줬으면.


[이문세 / 시를 위한 시]


요즘 내가 김광석 음반을 들으며 지지리 궁상을 떨고 있으니 여친이 자기는 이문세를 좋아한다고 하더라. 고로 이문세 음반 지름 당첨! 유명한 '광화문 연가'가 실린 음반이다. 뒤져보니 이문세의 4집과 더불어 요 5집이 가장 유명하더라. 요즘 취향이 올드해지는 느낌인지라 잘 들을 느낌. 점점 가요가 편해진다니까...


[E.Satie / Alexandre Tharaud / Avant-Dernieres Pensees / HMF]


마지막으로 타로의 사티! 내가 한창 타로를 좋아할 때 나온 음반이다. 처음 봤을 때부터 사야지 사야지 했는데, 이제야 사다니;; 2CD 음반으로 1CD에는 피아노 독주곡이, 2CD에는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한 곡들이 실려 있다. 사티는 옛날 옛적에 치콜리니의 피아노 독주곡 음반 하나 사고 관심 끊고 살았지... 그 음반도 거의 꺼내 듣지 않았고. 수년이 지난 지금은 사티를 더 좋아하게 되려나? 알 수 없는 일이다.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 시작이다. 역시 시험 기간이라고 평소보다 블로그에 글을 길게 쓰게 된다. 유급을 피하려면 이번엔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