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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티팟 지름 + 개강한 얘기

1.



개강했다. 믿기지가 않는다. 


개강 첫날 만에 디데이 앱을 받아 방학 디데이를 폰 바탕화면에 등록했다. 방학 124일 전.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개강 첫날부터 방학계획을 짜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홍콩 갈 멤버를 모으고, 스키 배울 계획도 짜고, 지리산 종주도 하고...


결국 티팟까지 질러버렸다. 근데 티컵이랑 소서도 새로 지른 거다. 일본에서 사온 티컵이랑 소서는 본가에서 쓰는 걸로, 아예 빌보 온라인샵에서 지른 건 남쪽에서 쓰는 걸로. 첫 티팟이 생겼다는 기쁨에 벌써 두 번이나 차를 내려마시는 중. 탠지 레몬이랑 포트메이슨을 마셨는데, 둘 모두 차를 너무 적게 넣어서 연하게 우려진 것이 망...


그렇다고는 해도 포트메이슨은 진짜 맛있더라. 홍차 베이스+오렌지 블라썸인데 왜 재스민 향인 것 같지... 이상해서 뒤져보니 다른 블로거들도 재스민 얘기를 하더라. 뭐지! 뭐지! 포트넘&메이슨의 셀레브레이션티도 맛있다고 홀짝였는데, 그건 아예 재스민 가향이었다. 내가 재스민을 좋아하나? 어쨌든 포트넘&메이슨은 2번 연속 홈런을 때렸으므로 이제 빠돌이 짓을 해주겠다!


근데 지금 차가 너무 많아... 저걸 대체 언제 다 마시지... 저렇게 틴에 보관하면 향이 날아갈 것 같은데 소분하기도 귀찮고 그전에 소분봉투 사기도 귀찮고... 그냥 후딱 다 마시는 편이 최고이려나? 열심히 달려보고!


2.


우습게도 요즘 가톨릭에 관심이 간다.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세례받고자 성당을 다녀볼까 고민하고 있으니. 과거 가장 훌륭한 전도 방법은 길에서 사람 붙잡고 떠드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으로서 훌륭한 삶의 자세를 보여 주변인을 감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속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 믿지 않고 있었으면서도. 하지만 현 교황님은 그게 가능하더라. 와...


그리고 리그베다위키에서 본


'예를 들어, 가톨릭은 전 세계 모든 미사의 말씀 전례에서 선포되는 성경의 구절이 같다. 아침 9시 미사성경 몇 장 몇 절을 읽는다면 아프리카의 옛 프랑스나 포르투갈의 식민지 출신 국가든, 교황청이든, 미국 보스턴아일랜드계 중심의 성당이든, 남부 독일 바이에른이든, 멕시코, 브라질 같은 중남미든, 서울이든 대구든 전부 같은 내용을 다룬다.'


'이게 경신성사성에서 생각보다 잘 짜놨기 때문에 주일 미사에 3년 동안, 그리고 평일 미사에 2년 동안 빠지지 않고 참여하면 주요 성경 구절을 모두 통독할 수 있다.'


같은 구절 때문.


생각보다 난 쓸데없는 부분에서 체계적인 성격인 건지 저런 거에 매력을 느끼다니!


그래서 뒤져보니 세례를 받으려면 적어도 6개월은 성당을 다녀야 하더라. 인터넷을 통해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 역시 성당에 꾸준히 나가 시험 비스무리한 걸 받아야만 하는 과정이고. 하지만 서울에 있는 여자친구도 생긴 마당에 황금 같은 일요일을 내주려니 눈물이 나고... 여자친구만 안 생겼어도 바로 성당으로 갔을지도? 좀 더 가톨릭을 알아보고 결정해야겠다.


근데 참... 내가 성당에 나간다고 해도 절대 절대 절대 유일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내가 종교를 가지겠다고 생각을 한 것 자체도 말도 안 되는 변화니까 감히 장담할 수야 없지. 이렇게 보면 또 무섭기도 하고...


3.


저번 학기는 금요일 오후 일과가 없었지만 이번 학기에는 있다. 나의 주말이 체감상 대폭 줄어든 느낌이다. 불가피하게 남쪽에 머물러야 할 시간이 늘어난 고로 여기서 놀 일을 더 만들어야 한다. 뭐가 좋을까?


4.


결국 방학 내에 올리려고 했던 많은 글들은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그래, 이것이 인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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