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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규슈 여행에서 지른 것들


자고로 여행 이후 남는 것은 늘어난 뱃살과 지른 물건들뿐이라고 했다. 면세점에서 지른 놈들이랑 일본 현지에서 지른 놈들 이것저것.


우선 면세점에서 지른 라프로익 쿼터 캐스크. 옛날 홍대 바에서 처음 마시고선 바로 반했던 위스키다. 이 위스키에는 슬픈 전설이 있는데... 내가 3~4년 전에 시애틀로 놀러 갔을 때 이놈을 샀었더랬다. 가서 10년 이상 터울 있는 동아리 선배와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혹시 위스키를 마실 일이 있을까 싶어 가져갔었고. 그런데 선배 만나러 같이 간 동기가 위스키를 선배 차에 드랍하고 내렸어.... 그리고 그 위스키는 다시 찾을 수 없게 되었지ㅠㅠ 이제야 온전히 내 손안에 있는 라프로익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다음은 루피시아와 포트넘 & 메이슨의 차. 루피시아는 일본 쇼핑몰 이곳저곳에 다 있더라. 하루는 루피시아 매장을 눈팅하는데 점원이 마셔보라고 차를 한잔 가져다줘서 잘 마시고는 눈 딱 감고 마신 놈을 질렀지. 상술에 놀아난 전형적인 케이스... 포트넘 & 메이슨의 '포트메이슨'은 백화점에서 매장이 있길래 아무거나 하나 지른 거고. 차도 술처럼 외국에서 사는 편이 훨씬 싸다고 해서 그냥 질러봤다.


다음으로는 빌레로이앤보흐의 티컵과 소서. 일본 여행 가서 잔 하나 지르고 오는 것이 중대 과제였는데 저걸로 해결! 웨지우드나 로얄 코펜하겐은 일본이어도 너무 비싸더라. 웨지우드 매장 옆에 나로서는 생판 처음 듣는 브랜드가 나름 저렴하게 예쁜 잔을 팔고 있어서 저걸로 질러줬고. 다행히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이기는 하더라. 원래는 노리다케를 둘러볼까 했지만 노리다케 매장이 안 보여서... 그래도 가격도 싸고 예뻐서 만족.


필립스의 전기면도기. 피부과 의사가 예~전부터 전기면도기를 쓰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제야 샀구나. 아직 내가 전기면도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잘 안 짤리는 느낌인데 두고 봐야지-_-;;


마지막으로 닷사이 미가키 니와리삼부. 친구가 사다달라고 했던 놈인데, 매장 7~8 군데를 뒤져도 없더라. 결국 발견한 곳은 후쿠오카 공항 면세점;; 면세점 사케 주제에 5000엔이나 받던 놈인데 맛있겠지? 친구놈이랑 같이 까마셔봐야지.


이것 말고도 블로그에 올려야 할 것이 클덕질 잡담, 대둔산 산행, 모악산 산행, 규슈여행인데 다 쓸 수 있을까 몰라. 블로그를 꽤 방치해뒀더니 쓰기가 귀찮다. 이러면 안 되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