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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14년 7월 2, 3차 음반 지름 + 책과 차

귀찮아서 한번에 올리는 음반 지름 글.



알라딘에서 지른 책과 음반들 + Ronnefeldt 매장에서 산 차 하나.


최근 마젤옹이 돌아가시니 생전엔 있지도 않던 관심이 생겨 그의 음반 2장을 질렀다. 하나는 클리블랜드와의 무소르그스키 전람회+민둥산 음반이고 다른 하나는 아쉬케나지와의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음반. 차피협 음반에는 슈만 피협도 같이 실렸는데 지휘자가 마젤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더라. 만술님의 글을 보고 지른 차피협은 역시나 박력이나 화끈함이 아닌 아기자기한 그런 연주. 슈만 피협은 별생각 없고. 전람회도 별생각 안 들기는 마찬가지지만, 이건 내가 전람회 관현악 연주를 안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민둥산은 쌔끈하게 잘 해서리... 민둥산 괜찮음 + 차피협 반주가 의외로 재밌는 구석이 많아 마젤 음반을 한두어장 더 사볼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굴드의 브람스! 1CD에는 발라드 op.10과 2개의 랩소디 op.79가, 2CD에는 여기저기서 가져온 인테르메조가 실렸다. 굴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작곡가별로 잘개 나온 저 시리즈가 마음에 들어 하나씩 살 생각이었고 이것이 그 두 번째! 첫 번째는 예전에 산 영국+프랑스 모음곡이었고. 굴드와 브람스는 하나도 안 어울릴 것 같아 사봤지만, 그 하나도 안 어울릴 것 같은 게 매력인 듯. 굴드 특유의 야하면서 섹시한 음색이랑 육중한 브람스가 만나니 이런 신세계가! 심심하면 자주 꺼내 들을 느낌이다.


차는 아는 동생이 로네펠트 매장에서 일해서 놀러 갔다가 하나 집어온 놈. 뒤져보니 로네펠트에서 잘 언급되는 놈은 아니더라. 그래도 난 이제 막 차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이것저것 마셔봐 취향을 찾아갈 필요가 있으니까 괜찮다. 블로그 뒤져보니 이걸로 냉침해서 마시던데 나도 냉침을 시도해볼까...


이번에는 아마존에서 지른 음반들.


우선은 카라얀의 아이다. 드디어 오페라 음반이다! 예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베르디 아이다가 제일 궁금했어서 바로 질러버렸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베르곤지도 나오고! 베르곤지 나오는 걸 음반 받고서야 안 나는 뭐지... 지금 막 1CD 다 듣고 2CD 듣는데, 개선행진곡 멜로디가 엄~청 유명한 그거더라? 이걸 지금 알고 좋아하는 난 뭐지ㅋㅋㅋㅋ 남들 다 아는 걸 이제야 알다니! 어쨌든 신기하기만 하다. 근데 테발디 베르곤지 빼고 다른 성악가들은 잘 모르겠어... 아직 성악 쪽은 너무도 들을 것이 많이 남은 듯.


레온하르트의 바흐 6개의 파르티타. 사실 레온하르트의 연주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아니, 연주보다는 레온하르트의 하프시코드 소리는 쨍쨍거림이 심해 기피했었지. 근데도 저걸 산 이유는 예전에 레온하르트의 프랑스, 영국, 인벤션과 신포니아 음반을 질러서... 이왕 저렇게 모았으니 다 모으겠다는 생각으로? 골드베르크랑 평균율 정도만 질러주면 될 텐데 다들 잘 안 보여서 문제... 막연히 재발매를 기다리면 되려나. 어차피 둘 다 급하진 않으니까.


길렌의 말러 9번과 불레즈 노타시옹, 브루노 마데르나를 추모하며. 이제 3번과 6번만 사면 된다. 안 그래도 인기가 많은 말러 9번에 불레즈의 곡까지 섞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여기 실린 불레즈의 곡들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번스타인의 DG 2종, 바비롤리의 EMI로도 말러 9번과 친해지지 못했는데 길렌이라면 다를까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길렌이어도 5번에 대한 나의 태도를 전향시키지 못한 전적이 있어서리... 들어보면 알겠지.


마지막으로 앙그라의 Temple of Shadows! 이제 메탈 음반을 '들으려고' 사는 일은 거의 없는데, 유독 이 음반의 spread your fire를 듣고 싶은 마음이 생겨 결국 질러버렸다. 들어봤지만 spread your fire 말고는 재미가 없어서 문제지만... 역시 떠난 사랑은 돌아올 수 없는 건가? 에구구...


저번 주에는 수목금토 연속 서울 나들이를 했는데 이번에도 수목금 연속 서울 나들이를 하게 생겼다. 토요일은 제사 지내러 가고. 며칠 집에서 쉬다 며칠 달리고 쉬고 달리고를 반복하는 방학이 되어버렸네. 나름 알찬(?) 방학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이제 3주도 안 남은 방학 더 열심히 놀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