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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14년 6월 3차 음반 지름 + 차


프클에서 12일에 발송된 음반들이 도착했다. 이번엔 저번보다 빠르군!


우선은 샤함 남매의 dvorak for two. 드보르작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들을 모은 음반이다. 옛날 학교 감상실 수습실원으로 있을 때 자주 틀던 곡 중 하나가 드보르작의 4개의 낭만적 소품들이었다. 그때는 펄만의 음반으로 틀었었지. 그것도 이제 7년 전의 이야기구나. 7년 만에 추억의 곡을 들을 생각을 하니 달콤쌉싸름한 기분이네.


정마에의 메시앙! 정명훈 지휘자의 메시앙 음반 중 가장 최근에 나온 놈이지 아마? 물론 나온 지 좀 됐지만. 정마에의 메시앙이야 예전부터 하나씩 모으고 있었고 이 음반에는 '천상의 도시의 색채'가 실려있다. 작년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에서 실연으로 들은, 나에겐 나름 뜻깊은 곡인. 엄청 화려했던 곡이라 듣는 내내 압도됐던 기억밖에 없는데 음반으로 들으면 아무래도 실연의 포스가 나긴 힘들겠지. 그래도 기대!


이반 피셔의 슈베르트 교향곡 9번... 그레이트는 매번 들을 때마다 쓸데없이 중언부언하는 곡이란 생각에 여전히 가까이하지 않는 곡이다. 솔티 빈필의 음반이랑 브뤼헨의 전집에 실린 연주로만 있지 아마. 중언부언하는 곡을 풀어헤쳐 제시하는 것엔 이반 피셔만한 지휘자가 없기도 하고, ㅎㅈㄱ형의 강력한 추천도 있기에 이번에 질러봤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자세의 지휘자 사진을 커버로 사용한 건지 모르겠지만 연주만 좋으면 되겠지.


마지막으로 프레빈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호른 협주곡 + 오보에 협주곡! 알슈 호른협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음반이 얘니까 당연히 있었어야 할 음반. 빈필의 알슈니까 어련히 잘했으리라 믿는다. 그나저나 옛날부터 프레빈의 알슈가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들어보겠네. 텔락에서 나온 짜라투스트라나 알프스 녹음들이 궁금했었는데, 이 음반을 시금석으로 삼아봐야겠다. 프레빈 빈필 알슈는 묘하게 안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또 묘하게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인지라... 흠...



다음은 난생 구입한 차! 마리아쥬 프레르의 백차, 아직 제대로 된 다기가 없어서 산 티스틱, 그리고 아는 동생이 보내준 포트넘 메이슨의 celebration tea(가운데 마리아쥬 프레르 봉투에 담겼지만!)


옛날부터 차가 궁금하긴 했지만 직접 사보지는 않았다. 옛날에 커피 마셔보겠다고 장비도 다 갖추고 덤볐다가 커피 1잔만 마셔도 새벽까지 쌩쌩한 나의 몸에 좌절하며 커피와 이별했었기에. 그런데 최근 갑자기 아는 동생이 자기가 해외에서 차를 지를 건데 같이 살 생각이 없느냐고 물은 걸 덥석 물어버려 충동적으로 지르게 되었다. 마리아쥬 프레르니 이런 거 원래 하나도 모르는 인간이었는데 난;;


저 마리아쥬 프레르는 체리향이 물씬 나는 백차, 그리고 포트넘 메이슨의 celebration tea는 아쌈+재스민이었나? 내가 차는 하나도 모르기에 할 말 없음. 그냥 둘 다 맛있게 잘 마시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아침에 일어나 한잔 마시거나 저녁 늦게까지 공부할 일 있으면 마시고 하니까 삶의 질이 높아지는 느낌이라 행복하다ㅠ 요즘 삶이 팍팍해서 뭔가 새로운 즐길 거리가 필요했던 차에 동생이 차 얘기를 꺼낸 건 정말 완벽한 타이밍이었어!


하지만 문제점은 이제 그릇에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거. 예쁜 찻잔에다 차를 따라 마시고 싶다고! 웨지우드니 로얄 코펜하겐이니 이런 걸 내가 뒤지게 될 줄이야... 어서 빨리 찻잔 하나 질러서 삶의 낙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