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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카르투넨과 살로넨의 뒤티외 첼로 협주곡



H.Dutilleux : Cello Concerto  [Tout un monde lointain...]


Anssi Karttunen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Esa-Pekka Salonen


DG



솔직히 난 첼로 협주곡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이든 첼협 정도나 예외지 드보르작, 엘가, 차콥의 로코코, 프로콮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등등 유명한 곡들을 들어도 그냥저냥... 그러다 뒤티외, 카터의 첼협을 듣고서야 첼협의 매력에 눈을 떴다. 여전히 드첼협, 엘첼협 등등은 잘 안 들어도 첼협 자체를 피하는 건 아니니 뒤티외와 카터가 고마울 따름.


요즘 '듣는' 카테고리에 글을 쓰면서 간단하게 위키피디아에 있는 곡 정보를 참조한다. 저번의 코플랜드 클협이나 이번 뒤첼협이나 인기가 많은 곡은 아닌 것 같은데, 위키피디아에 생각보다 정보가 알차게 나와있더라. 덕분에 나도 덩달아 곡 공부하고 일석이조지 뭐.


5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악장마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서 따온 제목과 인용이 있다고 한다. 악장 제목이 있는 거야 리핑하면서 알았지만, 보들레르를 따온 건 몰랐네... 곡에 쓰인 인용을 위키에 있는 영역으로 옮겨보자면 이렇다.



1 Enigma

  "... And in this strange and symbolic nature"


2 Gaze 

  "... the poison that flows 

   from your eyes, from your green eyes,

   lakes in which my soul trembles and sees itself upside down"


3 Surges

   "... You contain, sea of ebony, a dazzling dream

    of sails, of rowers, of flames and of masts..."


4 Mirrors

   "... Our two hearts will be two large torches

    that will reflect their double lights

    in our two spirits, those twin mirrors..."


5 Hymn

  "Keep your dreams:

   wise men do not have as beautiful ones as fools!"



여태껏 그냥 별생각 없이 '좋다' 하면서 들었는데, 이렇게 구체적인 문구가 있었다니... 곡을 신경 써서 다시 듣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서 껌뻑 죽는 첼로 독주곡 중 하나가 뒤티외의 '첼로를 위한 3개의 노래'다. 뒤티외가 첼로 쓰는 법이 내 취향 저격인가봐...


음반에는 첼협 말고도 관현악곡 '시간의 그림자'와 갓 바바라 해니건이 독창을 맡은 '상응'도 실려있다. 특히나 '상응'은 이 음반이 세계 첫 녹음인데다 뒤티외 본인이 직접 녹음 과정에 참관했다는 점에서 뜻깊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일청을 권유할만한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