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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13.08.27 일기!

- 나름 바쁜 하루였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씻고 서울로 가서 병원 다녀오고 우래옥에서 점심 먹고 병무청에 대학원 진학 사유로 입영 연기 팩스 보내고 자취방에서 쉬다 예노 얀도 공연 보고 다시 천안으로. 시험 1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피부가 정말 심하게 맛이 갔는데 이제 좀 다스려야지... 스트레스 문제도 있지만 시험 한 달 전부터 공부에 집중한다고 운동을 쉰 영향도 큰 듯.


- 어쩌다 올해는 우래옥을 자주 갔다. 오늘이 거진 4~5번째 방문인? 오늘은 순면을 도전해봤는데 맛있어ㅠㅠㅠ 천원 추가해야 먹을 수 있긴 하지만 충분히 더 내고 먹을 가치가 있는 듯. 올해 먹은 우래옥 중 최고 맛있었네ㅠㅠ


- 얀도 공연은... 아... 리스트로 꽉 찬 공연이었고 장송곡, 오베르망의 골짜기, 피아노 소나타에 혹해 지른 공연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참사. 정말 박수 치기가 싫은 공연이었다. 옥타브 패시지만 나오면 실수 연발에다 음량 확보도 안 돼 오른손이 왼손에 묻히질 않나 피아노 소나타 중간엔 까먹었는지 괴상하게 치다 돌아오질 않나... 포르티시시모는 커녕 포르티시모와 포르테도 나뉘질 않으니 대체 이걸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오베르망 골짜기를 들을 때는 울컥하는 기분이 들기까지 했는데, 당연히도 연주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이 좋은 곡을 이렇게밖에 못 치다니' 하는 생각에 서러워져서... 내가 가장 아끼는 리스트의 곡 중 하나라고 오베르망 골짜기는... 이런 연주에도 좋다고 환호해주는 관객들을 보니 더더욱 기분이 참담해지더라. 뭐 오늘 공연에서 얻은 소득이라면 '챔버홀 괜찮다', '쉬프나 에마르같은 괴물들이 아닌 이상에야 리사이틀은 가지 말자'라고 다짐한 정도? 이게 뭐니....


- 오늘 같이 공연 본 동생이 다음 주에 헬무트 릴링 내한공연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대체 왜 이걸 지금 알았지? 릴링의 음악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시대연주가 득세하는 지금 상황에서도 그와는 궤가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견지하고 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게다가 이번 내한이 더 호감인 것은 서울 공연 이후 내 고향 천안에서도 공연을 한다는 점! 가격이 서울보다 싸지 않다는 점은 정말 화가 나지만 그래도 서울 안 가도 되는 게 어디야... 안 그래도 금방 어머니께서 나와 같이 음악회를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거 가면 딱 맞을 듯. 내 돈도 들지 않고!!!! 릴링 음반을 하나 질러줘야겠는데 뭘 살까...


- 내가 클덕질을 하듯 알콜덕질을 하는 친구 덕분에 다음 주에 있는 사케 시음회에 가게 됐다. 꼭 내가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시음회가 있어 분통터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이제야 한을 풀게 되네. 알콜! 알콜!


- 시험 끝나니 맥이 풀려 만사가 귀찮다. 이번 주는 우선 허송세월하며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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