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또 잠이 안 올까. 낮잠을 좀 오래 자서 그런가?
2.
텝스는 공부한다고 오르는 시험이 아니라는 걸 깨달음. 나의 영어실력은 완전히 사상누각이라 900을 넘기려면 기초부터 제대로 쌓아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으니... 850 언저리에서 놀고 있으니 답답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2주간 텝스만 잡고 공부했는데 성적이 떨어지면 어쩌자고...
3.
텝스 성적을 받고 성질이 뻗쳐서(찍지마! 찍지마!) 필스너 우르켈과 함께 鷄느님을 영접했다. 요즘 한살림에서 받은 놈들로만 밥을 해결하다 치킨을 먹으니 들어가지 않아서 좀 고생했고. 나 예전엔 도미노 포테이토 피자 라지도 한 끼에 뚝딱 해치우던 남자였는데...
4.
뭐가 문젠가 했더니 이게 다 크롬 때문이다! 화요일 새벽에 갑자기 유튜브도 고클방송도 들리지 않는 사태가 발생. 스피커가 아닌 헤드폰을 써봐도 들리지 않고 드라이버 문제인가 해서 설치해도 고쳐지지 않아 엄청 당황했었고. 07년부터 계속 쓰던 노트북이라 '노트북 단자가 맛이 갔구나!' 하며 새로 살 노트북을 새벽 3시까지 뒤적거렸지. 화요일 아침에 스쿼시치고 나서도 노트북 모델이나 종일 뒤적거리고 앉았고. 어무이한테 지름 허가를 받았으나 내 노트북엔 어무이의 공인인증서가 없어 170만원짜리 노트북을 어무이가 본가에서 질러달라고 콜을 했었고. 그런데...
다음팟을 켰더니 소리가 잘 나네? 응? 응????? 알고 보니 크롬에서만 소리가 나지 않았던 것. 뒤져보니 플래시에 문제가 생기면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네. 하.... 나의 새 노트북의 꿈은 아득히 저 하늘나라로~ 노트북 고르느라 날려버린 하루도 아득한 하늘나라로~ 난 심지어 설연휴에도 공부한 남잔데...
그리고 크롬의 문제가 안 고쳐져 파이어폭스로 갈아탔다. 속도는 확실히 크롬보다 느린데 부가기능이 무척 쏠쏠하네. 마음에 들었어! 하지만 Ctrl+F를 통한 검색이 불편하고 알라딘에서 검색할 때 가끔 보안 관련 경고가 떠서 짜증...
맞아, 마우스님이 가버리셨다. 계속 알아서 더블클릭이 되어 성질을 박박 긁고 있음. 새로 사야지 빨리.
5.
방에 와인도 없고 위스키도 없으니 좀 갑갑하다. 사실 있어도 혼자서 꺼내 마시지는 않지만. 요즘 몰트샵에서 하이랜드파트 12살을 글렌캐런잔까지 껴서 59000원에 팔던데... 내가 몰트샵 막 생겼을 때 가서 하팤12살만을 7만 얼마에 샀던 기억이 나서 속이 쓰리다... 이거 질러 말어...
와인도 질러줘야 하는데... Torres Galatea Reserva 2006.... 별 생각 없이 마셨다 충공깽 수준으로 맛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 저번 달엔가는 심지어 이 와인이 꿈에서조차 나왔는데 내용이 참... 와인병이 유리탁자 위에 쓰러져 와인이 유리 위에 좀 흘러내렸는데 그걸 햝아(;;;;;) 먹었지. 먹는 거에는 둔감한 나에게 이런 일은 처음인지라 무척 당혹스러웠고. 그러니까 빨리 와인을 구해야ㅠㅠㅠ
6.
근데 돈이 없지. 저번 주 내내 LG아트센터의 패키지를 지를까 말까 고민했었다. 내가 끌리는 공연은 헤레베헤(모퀴엠!!!!!), 하겐(베현사만 하는 건 좀 아쉽지만), 퀘라스(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거기에 난 퀘라스 빠!!!!!!!!!!) 기본에다 스테파노 볼라니와 김선욱의 베피소 시리즈 7, 8이었고. 근데 클래식패키지에는 전혀 헤레베헤, 하겐, 퀘라스에다 전혀 관심 없는 양성원씨(죄송해요ㅠㅠ)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공연이 껴있어서 좀 그랬고. 20% 할인인 클래식 패키지 대신 공연 5개 패키지를 해서 헤레베헤 하겐 퀘라스 볼라니에다 김선욱 하나를 낄까 하기도 했지만 이건 또 할인율이 좀 낮았고. 이래저래 고민만 하다 패키지는 물 건너 갔었는데....
개별 공연 예매일인 화요일에 가서 보니 대학생이라고 20% 기본 할인을 해주네? 난 승리자야 승리자! 패키지를 지르지 않은 내가 승리자다! 깔끔하게 헤레베헤 하겐 퀘라스만 예매했다. LG아트센터는 정말 실속파라니까!
나.... 죄수생 주제에 이래도 되나 몰라.
7.
설연휴 목표가 3일간 공부 제대로 하고 하루에 영화 1편 보고 블로글에 글 하나씩 쓰기였는데 결과적으로 글은 2개만 쓸 수 있었다. 브로드캐스트 뉴스, 만약에(왜 제목을 이딴 식으로 지어서 검색하기 힘들게 만들었냐!), 화양연화를 봤고. 예전 아비정전, 동사서독, 중경삼림을 몰아 보고 화양연화만 못 봤었는데 크라이테리온 덕분에 이제야 보게 됐네. 음악과 영상과 미묘한 감정선과 무엇보다도 장만옥의 라인에(;;;;;;;;;) 홀려버렸다. 장만옥을 아름답다 느낀 건 화양연화에서가 처음이었네. 감상실에서 영화 속 장만옥을 보며 '꺄아!', '어떡해!', '아~'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영화를 본 걸 떠올리니 좀 부끄럽군. 이제 르 아브르, 파고, 르누아르의 게임의 법칙을 봐야겠군.
작년에 시험 망치고 잔뜩 지른 블루레이가 여전히 대기 중인지라 좀 부담스럽다. 원래 난 책도, 음반도, 블루레이도 조금씩 읽고 듣고 볼 양만 사고 자주자주 사는 인간이었는데... 시험 망치고 블루레이는 물론 책까지 잔뜩 질러놔 읽을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다 읽고 보기 전까지 웬만하면(웬만하면!!) 책과 블루레이 지름은 자제해야지.
8.
책하니까 생각났는데 분노의 포도를 오늘 다 읽었다. 내가 여지껏 읽은 소설 중 가장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한 소설이어서 그런가(세게 말하면 평면적이어서) 내가 읽으며 메모해둔 내용과 말미에 실린 작품 해설이 거의 일치해 신기하기도 했고. 지금 블로그 비밀글로 간략하게 읽으며 느낀 바를 적어뒀는데 이걸 언제 글로 쓸 수 있을지는 미정...
분노의 포도 다음에는 발자크의 '나귀 가죽' 되겠습니다.
김인환 교수님의 '현대시란 무엇인가'도 읽고 있는데 교수님은 천재신 듯. 국문과 친구들이 워낙 얘기에 자주 올려 이름은 무척 익숙하신 분이었는데 진작 수업을 들어볼 걸 그랬다. 정년퇴임 하시기도 했고 나도 이제 수료상태라 들을 수가 없으니.
임화의 현해탄도 읽는 중. 오늘은 시집 제목과 같은 현해탄을 읽었는데 최고였다. 이제 이놈을 읽고 백석, 카프, 김영랑, 정지용의 시집만 읽으면 열린책들의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를 다 읽게 되는 셈이겠네. 100여년 전 시집만 16권 연속으로 읽고 있자니 약간 물리는 느낌인데 현해탄 읽고 현대시로 가볼까...
9.
글을 쓰며 고클 방송국에서 엘가 교향곡 2번을 들었는데... 엘가를 발로 차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런 기분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1번 3번을 들은 이후 무척 오래간만에 느껴보는군. 엘가 교향곡의 구매는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지른 쿠퍼의 슈베르트 사이클에서 우선 이 사이클을 통해 내가 처음 접하게 된 곡들을 듣고 있는데 D946과 D845는 대박인 느낌. 처음 듣자마자 반해버렸으니까. 특히 D946! 주옥같은 곡들이다 정말ㅠㅠㅠㅠㅠㅠ D845는 노다메에 나왔다는군. 내가 노다메 볼 때 '어, 이거 내가 모르는 곡인데' 하며 자존심 상해했던 곡이었구나. 어쨌든 좋다!
10.
블로그에다 사적인 얘기를 쓰는 건 좀 피해왔었는데... 이게 다 페이스북에다 매일 자기 일기를 쓰는 이상한 후배 때문이다! 다른 곳도 아니고 하필 페북에다 장문의 글을 쓰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 뭐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부류의 인간인지라 가능한 일일 수도? 나도 어쨌든 대강 읽기는 하니까.
그래도 페북에다 일기를 쓰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11.
블로그 스킨을 좀 바꾸고 싶은데 무능력자인 나에겐 꿈같은 이야기. 하아...
12.
잡시다. 아침에 또 스쿼시 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