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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16년 3월 2차 음반 지름



올해도 알라딘 수입음반 할인이 돌아왔다. 아마 4번 지르게 될 것 같다. 우선은 이것부터.


[A.Bruckner / Nikolaus Harnoncourt, Wiener Philharmoniker / Symphony No.5 / RCA]

[A.Bruckner / Nikolaus Harnoncourt, Wiener Philharmoniker / Symphony No.9 / RCA]


불레즈에 이어 아르농쿠르까지, 최근 이어지는 부고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클덕이 나 혼자만은 아닐 거다. 특히나 나같은 경우 07년부터 클래식을 듣기 시작해 '살아있는 거장'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불레즈, 아르농쿠르 같은 지휘자였으니까. 나의 클래식 음악 생활에서도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것이 참 복잡한 심경이더라. 


아르농쿠르의 경우 RCO와의 모차르트 교향곡 40, 41번 음반을 듣고 반해 서슴없이 좋아하는 지휘자로 꼽으며 다녔었다. 그런데 저번 그의 은퇴 소식을 듣고 확인한 결과 내가 가진 그의 음반은 달랑 3장.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숫자였다. 그때 처음으로 아르농쿠르의 음반을 더 사자 했지만 다른 음반 사느라 정신이 없어 실천하지 못했고. 그러던 사이 그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자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겠더라. 올해는 아르농쿠르의 음반도 좀 모아봐야지.


우선 지른 놈들이 RCA에서 나온 아르농쿠르와 빈필의 브루크너 5번, 9번이다. 아르농쿠르의 브루크너 정규반은 이것 말고 텔덱에서 나온 3, 4, 7, 8번 박스가 있지만, 최근 중가로 발매된 요놈들 먼저 지르기로 했다. 알라딘 할인까지 겹쳐 9,900원. 부담 없는 가격에 아르농+빈필의 조합이니 망설일 이유가 없더라. 아르농쿠르와 브루크너의 조합이 어떨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어디서나 자신의 색을 유감없이 드러내시는 분이니 어련히 잘했겠지. 들어보자.


[J.Brahms / Pieter Wispelwey, Paul Komen / Cello Sonatas / Channel Classics]


비스펠베이와 코멘의 브람스 첼로 소나타. 이상하게도 브첼소는 음반 종류가 많지 않다. 유명한 로스트로포비치, 제르킨 음반을 제외하면 딱히 얘기되는 음반도 없고. 결국 혼자 브첼소 음반이 뭐가 있나 뒤져보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연주자인 비스펠베이의 음반이 보여 지르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이 음반은 비스펠베이가 19세기 보헤미안 첼로를 이용한 연주라는 점에 관심이 간다. 그가 시대 악기를 사용한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던 사실이지만, 브첼소에서도 그런 시도를 했을 줄을 몰랐었다. 음반을 사고야 알았으니. 마찬가지로 피아노도 빈의 19세기 피아노를 사용했고.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주요 레퍼토리의 시대 연주 음반을 하나씩 들여놓으려는 나의 막연한 계획에 진전이 생겨 기쁘기도 하고.


[R.Schumann / Alexander Melnikov, Pablo Heras-Casado, Freiburg Barockorchester, Isabelle Faust, Jean-Guihen Queyras / Piano Concerto, Piano Trio No.2 / HMF]


멜니코프, 파우스트, 케라스, 헤라스-카사도의 슈만 협주곡과 피아노 트리오 프로젝트 2탄, 피협과 트리오 2번 음반이다. 저번에는 바이올린 협주곡과 트리오 3번이었지. HMF의 간판 솔리스트 총출동에 프라이부르크 바로크오케스트라까지 조합되다니 참 볼수록 자신감 넘치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HMF의 인기를 생각하면 성공이 보장된 프로젝트라 할 수 있겠지. 솔리스트 모두 팬이 많은 연주자라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지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파우스트, 케라스에 비해 멜니코프는 영 매력을 모르겠는 연주자라 요 음반도 시큰둥했었는데, 협주곡에서 포르테피아노를 썼더라. 슈피협 시대연주는 처음이잖아? 이것만으로도 구매할 이유가 충분하지. 알게 모르게 시대연주 음반이 하나씩 늘어나 만족스럽다.


혹시나 하고 금방 뒤져보니 마지막 첼협, 트리오 1번 음반은 4월 1일에 발매된다고 한다. 제발 부탁이니 내가 마지막 음반 지르기 전까지 박스로는 나오지 말길. 뜸 좀 들였다가 박스로 묶어만 주면 덜 배아프잖아. 제발...




별일 없으면 내일 또 알라딘에서 지른 음반이 온다.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