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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하겐 사중주단의 그리그 현악 사중주, 브람스 클라리넷 오중주



E.Grieg : String Quartet in G minor, op.27

J.Brahms :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115


Hagen Quartett
with Jörg Widmann


Myrios Classics



중간고사 족보도 아직 안 나왔겠다 그냥 오늘 집에 가서 쉬다 올까 하다 귀찮아 그냥 남쪽에 눌러앉았다. 자취방에서 숨이나 쉬고 있어야지.


뭐를 들을까 하다 하겐 사중주단의 요 음반을 골랐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그런가 브람스가 듣고 싶어지고, 거기서도 클라리넷 퀸텟이 듣고 싶어지고, 모클오가 커플링된 에머슨이랑 그현사가 커플링된 하겐 중 뭘 들을까 하다 그현사로 마음이 쏠려 하겐으로 결정! 정작 브클오는 하겐보다 에머슨 연주를 선호하면서...


하겐 쿼텟의 연주는 이거 하나만 가지고 있어 말하기 뭐하지만, 하겐은 DG에서의 에머슨과 서로 대비되는 성향의 단체가 아닌가 싶다. 에머슨이 철두철미한 성부 분리와 확실히 구분되는 주선율과 부선율을 들려준다면, 여기에서의 하겐은 성부를 뒤섞고 한 프레이즈 내에서도 밸런스를 변화시키는 등 예측불허의 연주를 들려주니까. 과거의 난 '이런 걸 해체주의라고 해야 하나' 라고 썼었고...


그리그 현사는 g단조라는 조성부터 예사롭지 않지만, 곡 시작부터 처절하게 마음을 헤집는 그런 곡이다. 에머슨은 언제나 자신들의 기조를 잃지 않지만, 여기서는 하겐의 절절한 연주가 더 끌리더라. 약간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켈러 사중주단의 '푸가의 기법'과 더불어 첫 음을 듣는 순간부터 숙연해지는 곡과 연주.


브람스 클라리넷 오중주에서는 이게 또 반대다. 단적으로 말해 하겐의 브클오는 듣기가 피곤해... 사놓고 적게 들은 편이 아닌데도 여전히 들을 때마다 '응? 응?' 하다 연주가 끝난다니까. 에머슨과 쉬프린의 연주도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얘는 더...


그리그 현악 사중주 때문에라도 앞으로 이 음반을 심심찮게 꺼내 들을 듯하다. 브람스 클라리넷 오중주는 다른 연주를 찾아봐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