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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기의 리스트 시적이고 종교적인 선율




F.Liszt : Harmonies poétiques et Religieuses


Francois-Frederic Guy


Zig Zag



현재 남쪽 자취방인지라 음반 이미지를 구해서 올려야만 했다. 나중에 사진 교체해야지.


꼭 잊을만하면 쇼팽과 비교하며 리스트를 평가절하하는 클덕이 나타나곤 한다. 깊이가 없다느니, 기교에만 치우쳤다느니 어쩌고 하면서 리스트를 비하해 꼭.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난 생각한다. 대체 저 인간은 리스트의 곡을 얼마나 들었을까 하고.


리스트도 하이든처럼 너무 많은 곡을 써서 피해를 보는 작곡가가 아닌가 싶다. 리스트가 더 안타까운 것은 그의 진지하고 심각한 곡들이 보여주기식 화려한 곡들에 묻혀 언급이 덜 되기 때문. 매번 리스트의 얘기가 나오면 초절기교가 나오고, 헝가리 광시곡이 나오고, 라 캄파넬라가 나오고, 헌정이 나오고 그러니까. 수많은 피아노덕후(클래식덕후가 아닌!)가 이런 양상을 부채질한다는 느낌도 있다. 라캄ㄷㄷㄷㄷ 마제파ㄷㄷㄷㄷ


피아노 소나타, 순례의 해, 시적이고 종교적인 선율 같은 곡들이야말로 작곡가 리스트의 본령 아닐까. 기교를 과시하고 여자나 후리고 다녔던 리스트가 아닌 진지한 작곡가로서의 리스트를 들려주는. 어쨌든 시종선은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향한 20개의 시선'과 더불어 가장 영적인 느낌을 주는 피아노곡집이니까. 황홀한 도취감을 느낄 수 있는 드문 곡들.


이렇게 리스트를 좋아하는 것처럼 썼으면서 지금까지 리스트의 관현악곡들을 하나도 들어보질 못했다. 빨리 구해야지 원...



본가에 와서 음반을 봤는데... 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기다 사인을 받았지? 자고로 사인은 겉표지에 받아야 제일 멋있는 것을! 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