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꾸준히 ㅋㄱ 눈팅은 하고 있다.
07년에 입갤해서 많은 클음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난 곳이니.
최근 서울시향 후기가 많이 갈려서 흥미롭게 생각했는데, 까는 글을 보다 순간 짜증이 확 나서 갤에다 글을 쓰다가..
쓸데없이 분란 일으키지 말자는 생각에 참았네.
짜증 에너지로 후다닥 글을 쓰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멈췄는데, 그냥 버리긴 아까워서 블로그에다 올린다.
더 쓰고 싶은 얘기가 있기는 한데, 그냥 스탑.
답답하다 정말.
요즘 설샹 공연 후기가 많이 갈리네.
바실리 페트렌코에다 슈텐츠까지.
설샹 폼이 많이 내려왔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별로였다는 사람의 리플을 보니 그냥 그 사람이 구닥다리 취향이라 별로였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
제대로 된 슈만 4번 추천해달라니 나오는 목록이 푸뱅, 카라얀 말년, 번스타인, 첼리, 쿠벨릭, 자발이네.
내가 지금 1998년에 슈만 4번 추천을 받나?
여기서 절반은 너무 진부해서 음반 표지까지 자동 연상되는 수준이다.
푸뱅이야 DG에서 나온, 본인의 x망 교향곡이랑 같이 커플링 된 음반의 연주겠고.
카라얀 말년이라면 전설의 연주니 어쩌니 떠들었던 80년대 빈필과의 연주겠지.
번스타인이야 당연히 DG 빈필반이겠고.
첼리는 내가 모르니 패스, 쿠벨릭은 소니 DG 다 고른 호응을 받으니 뭔지 모르겠고.
자발이야 EMI에서 나온 SKD랑 한 전집이겠지.
그럼 이 연주들의 녹음 연도는?
푸뱅 53년, 카라얀 87년, 번스타인 84년, 쿠벨릭은 나중에 나온 소니도 78년, 자발 72년, 첼리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마 EMI반 86년?
엄마야 나 지금 허리에 삐삐 차고 다녀야 할 듯.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클래식 듣는다고 인터넷에서 나대는 인간들 중 대다수가 듣는 귀는 90년대에 머물러 있음.
언제까지 베교 추천해달라면 푸뱅, 카라얀 얘기를 들어야 하나?
모교는 설마 뵘?
브람스는 또 뵘 카라얀이야?
아 제발 좀.
좋은 연주가 얼마나 많이 나왔는데 아직도 그것만 듣고 앉았어.
시간이 흐르고 연구가 쌓이고 연주도 쌓였는데?
설마 아직도 저게 '표준적'이나 '모범적'이라는 말과 어울린다고 생각해?
슈만 4번으로 돌아와보자.
푸뱅이랑 카라얀 빈필 음반은 사골 끓이고 끓여서 뼈까지 녹아 없어졌겠네.
전집 추천에서는 카라얀, 번스타인, 자발리시, 셸도 질린다 질려.
여기서 궁금한 건 이런 연주 추천하는 사람들은 다른 연주를 얼마나 들어봤을까?
수백번 추천된 저 연주들 말고는 얼마나 들어봤을까?
여기서 간단히 언급하는 애들 중에 얼마나 들어봤을까 생각해보자.
90년대부터만 추려서.
1) 아르농 텔덱반. 아르농이 텔덱에서 녹음한 베 브 슈 교향곡 녹음들은 고전이지 이제.
2) 가디너 DG반. 베교 전집 이후 또 하나의 레퍼런스.
3) 샤이 데카반. 말러판본 자체도 신선했지만 연주 완성도 자체가 압도적.
4) 아들 예르비 영상물. 내한 자주 와서 익숙할 테지. 가디너와 비슷하게 베교와 슈만에서 홈런 날림.
여기까지는 내가 아는 한에서 편하게 추천할 수 있는 음반들.
기타 헹엘브룩, 래틀, 티치아티, 네제-세겡은 권유해볼만한 음반들.
그래 뭐 요즘 연주들을 다 듣고도 자발리시 카라얀 번스타인 첼리 쿠벨릭이 좋을 수 있겠지.
근데 요즘 연주를 다 듣고도 추천하는 음반들이 저러면 그건 그냥 본인 취향이 노땅이라는 말밖에 더 되나?
그러니까 결론은 딱 2개임.
1) 들어본 녹음이 닳고 닳은 옛날 녹음밖에 없음
2) 시대 변화에 전혀 적응 못하는 틀딱 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