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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13년 8월 3차 음반 지름 - 멋진 2장!


  저번 포스팅에서 '다음 음반 지름은 시험 끝나고 봅시다' 이래놓고는 또 질렀다-_-;; 알라딘 적립금을 탈탈 털어 지른 음반 2장.

 첫째는 트리프체스키와 페트렌코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4번과 파가니니 광시곡. 트리프체스키(이름 이상해!)는 하반기에 서울시향과 협연하기로 예정된 피아니스트인지라 기념으로 음반 하나 질러줬다. 트리프체스키는 예전 서울시향과 그리그 피협을 했었는데 그때 연주도 좋고 쇼맨십도 넘쳐 이름을 유심히 기억해뒀던 피아니스트.

 사실 어지간해선 라흐피협 음반을 지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ㅠㅠ 혹여나 라흐피협 음반을 새로 지르게 된다면 안스네스 전집이나 지르겠지 했었는데....2번과 3번이 묶인 음반도 있었지만, 그 두 곡은 늅늅시절 질리도록 들어 지를 마음이 전혀 없었고.


 근데 막상 들어보니 연주가 좋다! 4번은 내가 영 곡에 재미를 못 붙여 차치한다 해도 1번과 파가니니 광시곡 모두 훌륭... 역시나 페트렌코의 반주가 빛을 발하는데 1번에서의 큼직큼직 선 굵은 지휘(사실 이러리라 전혀 예상을 못 했었는데)도 그렇고 파가나니 광시곡에서의 섬세한 목관은 정말이지ㅠㅠㅠ 설마 파가니니 광시곡 도입부의 깜찍 발랄(;;)한 부분에서 오케 소리를 듣고 감동할 줄은 몰랐다고!

 하지만 연주와 무관하게 나를 성가시게 하는 문제 하나. 왜 나의 휴대용 CDP도, 노트북 CD롬도 요 CD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거냐! CDP야 10년 가까이 써서 인식률이 우울하다 쳐도(자주 탁탁 튄다ㅠㅠ) 노트북에서까지 그러면... 교환을 받아야 하나 어쩌나 걱정인데 주말에 본가 오디오에 물려봐서 CD가 문제인지 내 기기가 문제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이제 시험도 한주 좀 넘게 남았는데 귀찮게시리-_-


 그리고 두 번째 음반은 나의 완소 바이올리니스트 에네스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 8중주가 실린 놈. 아쉬케나지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가 반주를 맡았고 옥텟에서는 Musicians of the Seattle Chamber Music Society라는 급조된 느낌(;;)의 단체가 참여했다. 특기할만한 점은 리처드 용재 오닐이 비올리스트로 참여했다는 거. 예매해둔 BBC심포니와의 올해 공연[각주:1]에서 용재 오닐이 월튼 비협을 협연하던데(와우!) 얼떨결에 요 음반으로 용재 오닐의 음반은 해결! 혹여나 싸인회가 있다면 요 음반을 내밀어야지ㅋ


 유명한 도입부부터 '이건 사기야' 소리가 나오게 하는 바협도 좋았지만, 이 음반의 정수는 옥텟이다 옥텟! 듣자마자 바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낙소스 음반(코다이 사중주단과 아우어 사중주단이 함께한)을 쭈꾸미로 만들어버린 괴물 같은 연주다. 아주 드물게 연주가 곡의 수준을 높인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연주가 있는데 이 음반에서의 옥텟이 바로 그러한 예. 괄목상대...가 아니라 괄이상대를 하게 만들다니! 멘델스존 8중주가 이렇게 멋진 곡이었나? 옥텟만으로도 지를 가치가 충만한 음반이다 정말ㅠㅠㅠㅠ

 충동구매지만 연주가 좋아 마냥 행복한 지름이구나. 만세!


 아, 음반 옆에 있는 뽁뽁이는 보고선 '크고 아름다운' 자태에 한눈에 반해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뽁뽁이는 난생처음이야!




  1. 여담이지만 BBC심포니 내한 공연의 프로그램이 참 좋다.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 용재 오닐과의 월튼 비올라 협주곡, 브리튼의 피터 그라임즈의 4개의 바다 전주곡,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을 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국잔치인 프로그램! 월튼 비협과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을 실연으로 들을 수 있다니 기대 만빵! 아마 합창석을 C석으로 풀었던 것 같은데 합창석이 5만원! 올해 가장 기대되는 공연 중 하나다. 지휘자는 콜린 데이비스와 무슨 관계인지 매번 궁금한 앤드류 데이비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