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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른

요상한 지름


나치고는 특이한 이번 지름. 의도적으로 내 음악감상의 주력인 클래식, 메탈, 재즈를 제하고 다른 음악을 찾아 들어보기로 했다.

선배가 추천해준 Kings of Convenience의 Riot On An Empty Street. 요즘 시대에 어쿠스틱 사운드와 보컬 하모니로 승부하는 요상한 놈들이 있기에 신기해서 질러준 음반. 무엇보다도 그룹명이 무척무척무척 마음에 들어서 호감인 것도 있었고.

Sigur Ros의...어...음... 뭐 그렇다. 시규어 로스는 내 기준에서 '관심이 없어도 이름이 귀에 들려오는' 수준의, 그러니까 최고 수준의 그룹인지라 어떻게 벗어날 수가 없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겠다고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그룹이기도 하고. 이제야 들어보게 되네.

Aphex Twin의 Richard D. James Album. 일렉쪽도 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정보 얻기도 쉽지 않고 아직은 힘든 상황. 이게 나의 6번째 일렉 음반 되겠다. 예전 일렉쪽은 뭐가 좋나 뒤져보다 Aphex Twin의 Come To Daddy 뮤비를 보고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나고. 그 영상의 인상이 워낙 강해 '다음에 일렉 음반을 사면 Aphex Twin Aphex Twin' 스스로 세뇌를 하고 다녔는데 이것이 세뇌의 결과물. 내가 있는 일렉 음반 중에서 가장 빡센 타입일 텐데 과연 어떨까...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원래는 인디음반을 하나 질러볼까 했는데 끌리는 음반이 보이질 않아 지르게 된 음반이다. 유재하도 위에 시규어 로스처럼 관심 없어도 이름이 들려오는 수준의 분인지라 대체 어떤 음악일까 궁금해 '사랑하기 때문에'를 들어보니 내가 아는 노래잖아!!! 내가 아는 곡이라는 사실에 반해 바로 질러버렸다.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데 가요에 관심을 둬도 나쁠 건 없겠지.

그리고 절대 키가 크고 예쁜 거에 반해 지른 게 아닌 Taylor Swift의 Fearless. 물론 키가 크고 예쁘면 좋지만 그런 이유로 음반을 지르면 이상한 인간 아닙니까? 키가 크고 예쁘면 저항할 수 없다는 말도 물론 사실입니다ㄳㄳ





하지만 이것만 있으면 뭔가 허전하잖아?












6월에 있을 헤레베헤 내한 기념으로 지른 포레 레퀴엠 신반. 헤레베헤는 HMF의 종교음악 박셋으로 음반을 여럿 가지고 있는데 어째 낱장은 하나도 없더라. 혹시 모를 싸인회를 대비해 낱장이 필요하기도 했고 해서 뭘 지를까 하다 헤레베헤의 가장 유명한 음반인 요놈 당첨. 종교음악 박셋에는 헤레베헤의 포레 레퀴엠 구반이 실렸는데 그건 무척 재미없다는 기억만 있어 신반은 좀 다를까 싶어 사봤다. 판본이 구반과 신반이 다르기도 하고 평은 신반이 더(구반도 좋은 편이지만) 좋기에... 하지만 솔직한 내 관심사는 프랑크의 교향곡에 있다. 꽤 아끼는 곡이지만 몽퇴의 연주 하나로 만족하고 살았기에. 들어보니 포레 레퀴엠은 여전히 모르겠다만 프랑크 교향곡은 최고ㅠㅠㅠ 훨씬 나긋나긋하지만 녹음이 좋아서인지 현악 성부가 헤드폰에서 부드럽게 구분되어 효과가 확실히 좋고 2악장은 지나치게 애상적이지 않아 좋고... 몽퇴도 좋았지만, 요놈을 이제 더 많이 들을 느낌이다.

최근 나온 정마에와 김선욱의 DG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 교향곡 5번 음반. 에휴.... 나라도 이런 걸 사야지 어쩌겠어. 솔직히 녹음하는 공연의 피아노 협주곡은 내가 공연에서 박수를 하나도 안 친 유일한 연주였지. 베토벤 5번도 뭐... 에휴... 에휴..... 에휴....... 대체 서울시향이 이런 진부한 곡을 녹음해 얻을 성과가 뭐가 있나 의문이다. 게다가 간단하게 들어보니 녹음이 정말 심각하더만. 물론 예전 음반들도 녹음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 음반은 녹음상태를 별로 안 따지는 내가 들어도 심각한 수준. 아... 아..... 아....... 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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