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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닌

런던 여행 준비 2 - 공연 티켓 예약 1 (ROH, Proms, Shakespeare's Globe)

우선 런던 여행 7일 중 5일 공연은 예매했다. 남은 이틀은 원래 글라인드본의 피가로, 이발사를 생각했는데 계속 매진이라 난감. 안 되면 뮤지컬을 보건 평범하게 관광을 하거나 해야지 뭐.



우선 파파노의 베르테르. 보아하니 요즘 보고 있는 카우프만의 블루레이와 같은 프로덕션인 것 같다. ROH의 터줏대감인 파파노가 지휘를 하고 그리골로나 디도나토처럼 나도 들어본 성악가가 나오잖아? 


이날 하는 공연이 이번 시즌 베르테르 막공이라고 한다. 덕분에 싼 자리는 다 나가서 눈물을 머금고 166파운드짜리 자리를 질러버렸고. 그래도 런던까지 갔는데 좋은 자리에서 한번쯤은 봐줘야? 네, 그냥 자기합리화입니다... 내가 베르테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물론 런던 공연에서 들을 곡 중 내가 좋아한다고 할만한 곡은 하나도 없지만. 하...



노세다의 일 트로바토레. 일 트로바토레도 이야기가 워낙 복잡해 안 좋아해, 노세다는 이름만 알고 들어본 연주는 없어, 그렇다고 아는 성악가가 있는 것도 아냐... 뭐야...


이날 공연은 영상물로 제작하는지 filming이라고 쓰여 있더라. '그럼 지휘자나 성악가나 좀 더 신경을 쓰겠지?' 같은 생각도 들고. 이날 공연은 다행히도 꼭대기 층에 자리가 있어 거기다 예매할 수 있었다. 그래 봤자 82파운드... 네...


공연 보러 가기 전 영상물로 예습할 필요가 생겼다. 네트렙코 나오는 블루레이를 어여 사야겠다.



프롬스에서 하는 파파노의 보리스 고두노프 콘서트 버젼. 글라인드본에서 야나체크의 암여우 공연이 있지만, 아무래도 난 이쪽이 더 끌리더라. 파파노와 ROH와 터펠이 나오니까? 보리스 고두노프도 그렇지만 암여우 역시 국내에선 어지간히 보기 힘들 터라 하나만 고르니까 아쉽기는 하더라.


보리스 고두노프라니 참...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림스키-코르사코프 판본이 아닌 무소르그스키의 오리지널 판본이라는 것도 신기한 점이다. 덕분에 예습용 음반 구하는 것도 워너의 Semkow반으로 한정되잖아. 보리스 고두노프는 5년이 지나도 음반을 살까 의문이던 곡인데, 이렇게 듣게 되겠구나. 다다음 지름 쯤에 포함될 듯.



프롬스 게르기예프와 뮌헨필의 공연. 기껏 런던 가서 게르기예프 뮌헨필이라니 우울하다. 게르기예프가 라벨이라 알슈를 잘할는지 기대도 안 되고. 하나는 아예 처음 듣는 작곡가의 곡이고. 피아니스트는 그냥 요즘 뜨는 젊은 연주자고. 예매는 했지만, 이것도 한숨만 나온다.



프롬스 노세다의 장엄미사. 또 노세다야? 노세다와 BBC필의 장엄미사라니 대체 뭐가 튀어나올까 짐작도 안 된다. 아, 난 또 장엄미사가 대체 무슨 재미로 듣는 곡인지 모르겠는 사람이기도 하고. 아오, 여기까지 쓰니 기분이 축 가라앉네. 대체 왜 방학이 이런 때라서ㅠㅠ



그리고 다샘님의 글을 보고 알게 되어 급히 예매한 셰익스피어 글로브의 맥베스. 헉헉 런던에서 셰익스피어 연극을 본다는 생각을 왜 전혀 못 하고 있었지? 게다가 내가 가는 시기에 하는 극 중에 맥베스가 있고! 맥베스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안 갈 수가 없겠더라. 클래식 공연은 다 큰 기대 안 되지만, 이것만큼은 두근두근. 어차피 클래식 공연은 저녁이라 낮에는 할 것도 없었는데, 잘됐다 정말. 맥베스 말고는 '한 여름밤의 꿈'이랑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하더라. 맥베스 보고 괜찮으면 다른 두 개도 노려봐야지. 아, 그리고 이걸 예매하면서 같은 날 있는 글라인드본의 이발사는 못 보게 되었다. 하지만 괜찮아! 


우선은 이 정도. 혹시 다른 공연을 예매하게 되면 따로 글을 쓰든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