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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지름 겸 간단한 스테파노 볼라니 내한 후기 (13.05.21)

 

 무척 오래간만의 지름인 느낌.

 볼라니는 엔리코 라바의 New York Days 앨범에서 처음 만났었다. 이후 데카에서 샤이랑 함께 거슈인이나 라벨 피아노 협주곡 앨범을 내는 활동 덕분에 계속 염두에 두고 있던 사람이었고. 올해 LG아트센터에 내한 공연이 잡혔을 때는 갈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자금난 때문에 포기했었지. 근데 알라딘에서 볼라니 앨범을 사면 2명을 추첨해 공연 티켓을 주는 이벤트를 하기에 New York Days에서의 연주가 호감이기도 했고 해서 겸사겸사 음반 하나 질러줬고. 운 좋게도 이벤트에 당첨! 이제 곧 보러 나가야지ㅋ

 들국화 1집. 저번 유재하 음반을 지르며 이 나라의 대중음악에 관심이 생겼는데 가장 먼저 질러줘야 할 놈은 아무래도 요놈 같더라. 사실 이쪽은 아는 게 적어 더 할 말이 딱히 없다.

 포글러의 슈만 첼로 협주곡 +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실내악 모음 음반. 첼로 협주곡이 궁금하기도 했고, 확실치는 않지만 요거 하나면 슈만의 첼로 관련 실내악곡들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질러줬다. 생각 없이 음반 틀었다가 op.73에서 깜짝 놀랐네. 클라리넷 곡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음반에서 첼로 연주가 나와서 설렜잖아! 뒤져보니 원래는 클라리넷을 위한 곡인데 첼로나 바이올린으로도 자주 연주한다고 한다. op.102는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앨범에 실린 덕에 익숙한 곡이고 뭐.

 근 1달 만의 새로운 오페라! 저번 오페라 지름이 리골레토였는데 어쩌다 보니 이번에도 베르디로;; 리골레토를 워낙 좋게 들었기도 하고 요즘 '베르디 오페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라는 책을 재밌게 읽는 중이라 다시 한번 베르디로 질러줬다. 이것으로 베르디의 중기 3부작은 완성! 나의 첫 세라핀 음반이 되겠구나... 재밌어라 재밌어라!!

 요놈들이랑 같이 온 음반이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그건 내일 올 놈과 같이 묶어서 써야지...



 그리고 이건 스테파노 볼라니의 공연 이후 결과물.

 재즈 피아노 솔로 공연은 처음이라 두근두근했는데 정말 최고였다. 우선 이틀 전 키스 자렛 트리오 공연이 있던 세종과 비교되는 LG아트센터의 공연장! 공연 보자고 앉은 내가 죄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세종과 안락하고 음향 좋은 LG아트센터는 그저 넘사벽ㅠㅠㅠ 특히 키스 자렛 트리오 공연에는 초반부에 세팅이 잘못되었는지 피콕의 베이스 소리가 무척 작게 들렸었지. 반면 LG아트센터의 음향은 그저 눈물만ㅠㅠㅠ 공연장 크기도 아늑하고!

 그리고 공연은... 가수 겸 피아노 구타자 볼라니의 전위예술 ㄳㄳㄳ  현대음악에서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줄을 이용해 연주하는 건 가끔 보긴 했지만(작년 에마르의 카터 곡이라던가...) 볼라니는 현 때리기를 엄청 적극적으로 할뿐더러 아예 피아노 이곳저곳을 손바닥으로 두들기네;;;;; 보는 내가 '손바닥 아프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피아노 이곳저곳을 타악기처럼 때리더라. 특히나 건반 뚜껑을 세게 쾅쾅 닫으며 내는 효과도 좋았고. 게다가 기대도 하지 않던 볼라니의 노래라니! 재즈 피아노 반주에 MJ의 빌리진을 노래하는 볼라니의 모습은 정말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고ㅠㅠㅠ 게다가 앵콜을 관객들에게 즉석으로 요청받아 메들리로 해주는 센스란! Gleda같은 볼라니 기존 앨범의 곡은 물론 St.Thomas, 'Round Midnight, Birdland, 리베르 탱고, 비틀즈 등등의 메들리는 감동의 도가니ㅠㅠㅠㅠㅠㅠㅠ 키스 자렛 트리오의 공연이 '우왕....' 이었다면 볼라니의 공연은 '우왘ㅋㅋㅋㅋㅋㅋㅋㅋ' 이라고나 할까. 이틀 간격으로 정상급 재즈 피아니스트를 만나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나 죄수생인데 정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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