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까마귀의 노래 - 유치환 내 오늘 병든 짐승처럼추운 십이월의 벌판으로 홀로 나온 뜻은스스로 비노(悲怒)하여 갈 곳 없고나의 심사를 뉘게도 말하지 않으려 함이로다. 삭풍에 늠렬(凜烈)한 하늘 아래까마귀 떼 날아 앉은 벌은 내버린 나누어대지는 얼고초목은 죽고온갖은 한 번 가고 다시 돌아올 법도 않도다. 그들은 모두 뚜쟁이처럼 진실을 사랑하지 않고내 또한 그 거리에 살아오욕을 팔아 인색의 돈을 벌이하려거늘아아 내 어드메 이 비루한 인생을 육시(戮屍)하료. 증오하여 해도 나오지 않고날씨마저 질타하듯 춥고 흐리건만그 거리에는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노니나는 모자를 눌러쓰고 까마귀 모양이대로 황막한 벌 끝에 남루히 얼어붙으려노라. 유치환, 청마시초 나를 시의 세계로 인도해 줬던 사람은 한 시집에서 마음에 드는 시 3~4편만 찾아도 성공하는 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