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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정경화와 켐페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M.Bruch :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26


정경화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Rudolf Kempe


Decca



추억의 음반, 정경화와 켐페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다. 나 말고도 클덕질 초반에 브루흐 바협 1번과 스코틀랜드 환상곡 원투펀치에 혼이 나간 사람이 많았을 거다. 특히나 바협은 1악장의 화려한 오케스트라, 2악장의 서정성, 역동적인 3악장까지 어디 버릴 곳이 없다. 멘바협, 브바협, 차바협보다도 듣는 재미는 확실한 느낌. 베바협은 감상 포인트가 아예 달라 비교하기 애매하고.


정경화의 데카 박스가 나왔을 때 바로 지르기도 했지만, 쭉 들어보니 역시나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뤼미오, 에네스 같은 귀티 나는 음색이나 힐러리 한처럼 차분한 연주를 좋아하는 나라서 거칠게 불태우는 느낌의 정경화와는 상극이었지... 유명한 차콥, 시벨리우스, 멘델스존 모두 별로였으니까. 솔직히 데카 박스에서 듣는 연주는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브루흐는 이 음반으로 미리 가지고 있었으니 예외고.


그렇게 정경화의 연주는 다 내 취향이 아닌데, 희한하게 브루흐만큼은 이 음반을 벗어나질 못하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켐페의 역할이 큰 느낌. 가지고 있는 다른 연주가 하이페츠, 그뤼미오인데, 둘 다 오케가 영... 하이페츠야 라이너 빼고는 매번 RCA의 지휘자들한테 발목 잡혀 사니까 놀랍지도 않고 그뤼미오도 무매력의 Wallberg와 해서... 스페인 교향곡 음반에서 같이 했던 Rosenthal이랑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ㅠ


ㄱㅋ 디스코그라피를 봐도 딱히 끌리는 연주가 없는 걸 보니 계속 이 연주나 듣고 살아야겠다. 정말 어디 뭐 없나...